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작가명 : 유리 준

출판일 : 2025.02.12

 

판 형 ㅣ 128 x 188 mm

쪽 수 ㅣ 320

가 격 ㅣ 18,000

 



책 소개

 

단 한 번 반려동물과 마지막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곳,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제대로 작별하지 못한 주인과 반려동물이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 카에데안은 슬픔과 후회로 가득하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고, 예상하지 못한 이별 앞에 미안함만 앞선다. 잘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이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다.

 

할 수만 있다면 돌아가서 강아지를 꼭 끌어안고 싶어요.”

마음 한구석에서는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끝내 말하지 못했어요.”

그 아이도 우리를 한 가족이라고 생각할까요?”

 

5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에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손님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겨 있다. 지켜 주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만 같아 미안한 레오의 엄마, 무릎 위에 한 번도 고양이를 올려본 적 없는 후쿠의 할아버지, 할 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가서 강아지를 안고 싶은 에투알의 오빠까지 모두 커다란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손님들이 서툰 것은 이별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과거에 대한 후회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서툴렀던 것이다. 레오의 엄마는 먼저 떠나보낸 딸아이에 대한 그리움, 후쿠의 할아버지는 살갑게 대하지 못한 아내에 대한 미안함, 에투알의 오빠는 남겨진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어두운 상태였다.

작가는 반려동물과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주인공들의 마음속 후회를 살며시 끄집어낸다. 그리고 살면서 겪게 되는 모든 슬픔, 시련, 아픔, 후회는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카페 카에데안에서 일어난 신묘한 일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추억은 영원할 것이라는 대사를 통해서 이를 알 수 있다. 어떤 순간도 회피하지 않고 마주했을 때 일어나는 주인공들의 변화는 독자에게 비 온 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준다.

 

소설은 카페 카에데안의 아르바이트생 미노리와 점장 야히로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두 직원은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들의 후회를 처음으로 직면한다. 손님으로 온 주인과 반려동물이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사랑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소중한 가족과 헤어질 때 미안해보다는 고마워라고 말할 것, 과거에 얽매여 후회 속에 살았던 자신에게도 고마워라고 말할 것, 후회는 끝없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니 항상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할 것. 미노리와 야히로는 서로가 삶의 불빛이 되어주며 이별을 끝이 아니라 눈부신 시작으로 만들어낸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과거의 후회와는 관계없이 미래의 행복을 바랄 수 있는 용기가 당신에게도 싹틀 것이다.

 

책 속으로

 

아주머니의 대답을 듣고 잠시 숨을 돌리는 레오. 나에게 그 모습은 연약한 소형견이 아니라, 굳세고 충성스러운 기사로 보였다.

하나는 이제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마. 난 있지, 엄마를 정말 사랑해. 그래서 엄마가 기뻐하면 나도 기뻤어. 그러니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분명 누나…… 아이미 누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나와 아이미 누나에게 이제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주머니의 눈동자에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따스한 빛이 있을 뿐이다. 나에게 그 빛은 그 어떤 슬픔에도 지지 않는 강함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주머니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약속할게.”

_55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올게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카페에서의 기억은 전부 사라져 버리겠죠?”

아주머니가 조금 슬픈 듯이 말하자, 야히로 씨는 포근한 솜털 같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레오와의 소중한 기억은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테니까요, 안심하세요.”

아주머니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미소를 지었다.

후후. 그걸로 충분해요. 고마워요.”

_57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층 더 낮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문득 아야카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미노. 어떤 순간에라도 웃는 얼굴로 있어야 해. 웃는 얼굴은 슬픔도, 후회도 전부 없앨 수 있는 마법이니까 말이야.

맞아. 그렇지, 아야카?

나는 힘껏 배에 힘을 주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누군가와 헤어질 때만큼은 후회하고 싶지 않고, 남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가능하다면 말예요……. 터무니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서로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다면 그만큼 멋진 일이 또 있을까요? 만약 도모야 씨와 에투알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는 온 힘을 다해 응원하고 싶어요.”

_129

 

과거가 아무리 후회뿐이라고 해도 괜찮아. 왜냐면 사람은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니까. 아무리 후회뿐인 인생이었다 해도, 미래에 행복을 품을 수 있어.

그러니까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미래를 이야기하자. 후회하지 않는 헤어짐이란 분명 그런 것일 거야.

_145

 

지금도 그래. 그러니까 자신을 갖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 왜냐면 그래야 후회하지 않으니까. 상대방을 진심으로 격려하려고 하다가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혼나는 게 차라리 낫잖아. 그건 한때의 아픔으로 끝나. 하지만 후회는 끝없는 아픔을 품고 가는 거니까.”

그래야 후회하지 않으니까…….”

그래. 망설여질 때는 항상 자신이 후회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면 돼. 만약 그래서 실패했다면 내가 격려해 줄 테니까! 나는 항상 미노 편이야.”

_169

 

야히로, 이럴 때는 말이야. 고마웠어요, 안녕히 계세요, 이거면 충분하단 말이야. 여기서 배웠잖아?”

소라가 바닥을 가리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라 말대로다. 우리는 여기 카에데안에서 배웠다. 소중한 가족과 헤어질 때 미안해는 필요 없다.

왜냐하면 후회를 품은 채로 이별을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지금까지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에 고마웠어요라고 말하고,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면서 안녕이라고 말한다. 그걸로 충분하다.

_275

 


 

저자 소개

 

유리 준(友理 潤)

소설가, 라이트노벨 작가. 역사물, 청춘 미스터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반려견은 포메라니안. 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시기를 바라며.

 

 

추천사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과 단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인간의 언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조금 겁이 난다. “어이, 아빠. 왜 나한테 그렇게밖에 못 해줬어? 정말 그게 최선이었어?” 하고 추궁당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페 카에데안에서 만난 레오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마. 엄마가 기뻐하면 나도 기뻤어. 그러니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하, 맞다. 그랬었다. 우리의 반려동물들은 우리가 자신으로 인해 기뻐할 때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기쁨으로 여길 줄 아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결코 우리가 미안해하거나 후회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카페 카에데안에 가보자.

_노견일기정우열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