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작가명 : 가토 겐

출판일 : 2022.07.15

 



 

쪽수 296쪽

크기 128*188mm

가격 15,000원

 

책 소개

 

인생에서 길을 잃을 때면 이곳으로 오세요

어긋난 관계로 생긴 자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허한 나날을 보내던 세 사람 앞에 나타난 도시락 가게의 주인 히나타. 난데없이 포인트 카드가 꽉 찼다며 경품을 건네준다. 처음에는 하찮은 내용물에 실망하지만 점차 과거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절교를 선언했던 하굣길, 엄마에게 화를 냈던 겨울날, 길고양이를 두고 도망쳤던 공원. 작은 인연 하나가 전부였던 시절이다. 사소한 엇갈림에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더 이상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여겼다. 과연 히나타의 선물은 ‘후회’를 ‘기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기를 형편이 안 되니까 밖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하면 안 돼. 책임지지 못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해.”

“책임이라니?”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평생 돌봐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게 책임을 지는 거야.”

그런 말을 들었으면서도 당시의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미짱과 친해지고 싶어. 날 잘 따랐으면 좋겠어. 그런 생각뿐이었다.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거나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은 못 하면서도 미짱에게는 사랑받고 싶었다. 미짱은 귀여웠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살쪘네, 미짱.”

나는 기뻤다.

“밥을 잘 챙겨 먹어서 그런가 봐. 잘됐다.”

기뻤다. 그래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어리석었던 초등학생의 나.

__「제3장 김 도시락 소녀」 

 

“기사님은 과거의 일을 떠올리면서 의기소침한 적이 없나요?”

그렇죠. 거의 없어요.

“그런 선택을 해버렸지만 이쪽으로 했다면 좋았을 텐데, 라든가. 두고두고 후회한 적은요?”

그야 있죠. 하지만 식사 메뉴를 고를 때 정도랄까요. 아무 생각 없이 서서 먹는 메밀국숫집에 들어갔다가, 오늘은 라면을 먹을걸, 할 때는 있죠.

__「제4장 택시 기사 손님」 

 

다 울고 나면 웃을게요. 그리고 이름을 물어볼 테니까. 기다려주세요.

__「제5장 커스터드」 

 

 추천사

우린 모두 ‘각자 다른 걸 되돌리고 싶어’ 한다. 10대에도, 20대에도, 30대에도 그리고 40대가 지나도. 그리고 놀라운 건 많은 이가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소중한 이와의 어떤 걸 되돌리고 싶어 한다는 일이다. 이 책이 무언가를 되돌리고 싶은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혹여 용기를 갖지 못해도 괜찮다. 나도 역시 용기를 갖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우린 괜찮다. 아직 우리만의 커스터드 도시락집을 만나지 못한 것이기에.

_ 구선아(책방 연희 대표, 《퇴근 후, 동네 책방》 저자)


이 소설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펼치고 가만히 앉아 사람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생긴다. ‘커스터드’는 도시락 가게지만, 어쩐지 내가 일하는 헌책방하고도 닮은 것 같다. 나는 손님이 책을 사지 않더라도 웃으면서 문을 나서면 그것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한다. 책은 언제라도 돈을 내면 살 수 있지만 좋은 기분은 사거나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커스터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나와 같은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_ 윤성근(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헌책방 기담 수집가》 저자)


어쩌면 ‘커스터드’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은 특별한 능력을 지녔는지 모른다. 별다른 것 없는 일상, 매일같이 먹던 도시락이 마법처럼 나를 용기 내지 못했던 순간으로 데려가 과거의 나와 마주하게 해준다. 지금의 내가 건네준 위로의 말이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특별한 내일을 꿈꿀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 용기 내지 못하고 도망치려 했던 순간과 멈춰 서서 마주하길 기대해 본다. 특별한 오늘, 특별한 내일이 되기를.

_ 고영환(책방 서로 대표)

 

 

 


 

 

저자 소개

 

가토 겐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랐다. 일본대학 예술학부 문예학과를 중퇴했다. 현재 일본추리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9년 《산으로 사라진 여인들의 기록(山姫抄)》으로 제4회 현대장편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모리오카의 사와야 서점이 주최하는 ‘사와야 베스트’에 《울며 부른 사람(泣きながら、呼んだ人)》이 1위로 선정되었으며, 2011년에 출판된 《아내의 유언(嫁の遺言)》은 서점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주요 작품으로 《뱀의 도행(蛇の道行)》, 《와타누키 식당 이야기(四月一日亭ものがたり)》, 《히카게 여관으로 오세요(ひかげ旅館へいらっしゃい)》, 《미안해(ごめん。)》 등이 있다. 서투르면서도 따스한 인정이 넘치는 이야기로 세대를 아우르는 수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